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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재혼한 후에도 수령한 군인연금법상의 유족연금을 환수시 외국에서의 혼인과 한국의 혼인신고 사이의 시간적 차이가 있을 때 유족연금 환수처분의 기산점과 환수처분 적법여부

김변호사
2023-09-06
조회수 1020


군인연금법에서는 군인 또는 군인이었던 자가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복무중에 사망한 때에는 그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하는데, 유족연금을 받는 배우자가 재혼(사실상 혼인관계 있을때도 포함)했을 경우에는 유족연금 상실의 사유가 됩니다. 

 

그런데 재혼하거나 사실상혼인관계에 있으면서도 유족연금을 부정수급하게 되면 유족연금을 환수당하게 되는데, 

외국인과 외국에서 그 나라 법에 따라 혼인을 하고 우리나라의 가족관계등록에관한법률에 따라 다시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에 시간적 차이가 있을 때 외국법에 따라 혼인을 한 때로부터 재혼이 되어 유족연금 부정수급이 되어 환수가 되는지,

아니면 우리나라법에 따라 혼인신고를 한 때로부터 재혼이 되어 유족연금 부정수급이 되어 환수가 되는지 즉 유족연금 환수처분의 기산점이 문제가 됩니다.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있어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8두55418 군인연금기지급금 환수처분 취소 청구 판결].


 [사실관계]

 

1. 육군소령 A(이하 ‘망인’이라 합니다)는 1992. 9. 14. 공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순직하였습니다. B와 C는 망인의 부모이고, 원고는 1990. 4. 30. 망인과 혼인하였던 망인 사망 당시의 망인의 배우자입니다. D는 망인과 원고 사이에서 1991. 10. 22. 출생한 망인의 아들입니다. 

 

2. 망인의 순직 후 원고는 국방부장관의 유족연금 지급결정을 거쳐 1992년 10월경부터 2016년 6월경까지 약 24년 이상 매월 유족연금을 지급받았습니다.

 

3. 원고는 2016년 4월경 피고에게 가상의 인물인 ‘OOO’와 교제를 시작하였다는 사유로 유족연금수급권 상실신고서를 제출하였는데, 피고인 국군재정관리단장은 사실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추가자료의 제출을 요구하였습니다. 


4. 이에 원고는 2016. 6. 10. 서울특별시 00구청에 2006. 3. 30. 미국에서 미국인 E와 재혼한 사실에 관한 혼인증서를 제출하여 그 사실이 원고의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었습니다.

 

5. 피고는 2016. 7. 26.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2006. 3. 30. 재혼하여 유족연금수급권을 상실하고도 부당하게 계속 지급받은 123개월 유족연금액 중 

아직 군인연금법이 정한 5년의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2011년 8월경부터 2016년 6월경까지 59개월분 월별 수급액 합계 약 6,500만 원을 군인연금법 제15조에 의하여 환수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환수처분을 하였습니다.

 

6. 한편, 국방부장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군인연금법에 의한 연금수급권자들에게 ‘유족연금 수급자의 경우 ① 배우자의 사망으로 유족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가 재혼한 경우, ② 자녀 또는 손자녀인 수급자가 18세 성년이 된 경우 등에는 사유발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국방부 군인연금과에 알려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하였고,

 

피고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군인연금법에 의한 유족연금수급자들에게 ‘사망 군인 배우자의 사실혼 및 재혼의 경우 연금수급권을 상실하고, 위 사유 발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를 하여 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하였습니다.

 

7.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처분 환수처분에 불복하여 법원에 이 사건환수처분 취소청구(군인연금 기지급금 환수처분 취소 청구)를 하였습니다.

 

즉, 군인이 사망한 후 군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유족연금을 지급받아오다가 미국인과 재혼한 경우 재혼한 다음날부터 유족연금수급권을 상실하였다고 보아 재혼 후 수령한 유족연금 중 시효로 소멸하지 아니한 최근 5년간의 기지급 유족연금에 대하여 환수처분을 한 사안입니다.

 

[원심]


환수처분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중대하다고 보아 원고의 군인연금 기지급금 환수처분 취소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대법원]

 

1. 외국에서 혼인한 경우 혼인의 효력발생시기

 

 국제사법에 의하면 혼인의 성립요건은 각 당사자에 관하여 그 본국법에 의하고(제36조 제1항; 2023년 현재 국제사법 제63조 제1항), 혼인의 방식은 혼인거행지법 또는 당사자 일방의 본국법에 의한다(제36조 제2항 본문; 2023년 현재 국제사법 제63조 제2항 본문). 

 

 이 규정은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 또는 우리나라 사람과 외국인 사이의 혼인이 외국에서 거행되는 경우 그 혼인의 방식, 즉 형식적 성립요건은 그 혼인거행지의 법에 따라 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이고, 

 

 그 나라의 법이 정하는 방식에 따른 혼인절차를 마친 경우에는 혼인이 유효하게 성립하는 것이고 별도로 우리나라의 법에 따른 혼인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혼인의 성립에 영향이 없으며, 당사자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35조(2003년 현재도 동일한 규정임)에 의하여 혼인신고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창설적 신고가 아니라 이미 유효하게 성립한 혼인에 관한 보고적 신고에 불과하다.

 

2. 구 군인연금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급여를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하기 위한 요건

 

 구 군인연금법(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상 유족연금 및 급여환수에 관한 규정내용과 취지, 사회보장행정 영역에서의 수익적 행정처분 취소의 특수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급여를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할 때에는 ① 그 급여의 수급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 등 귀책사유가 있는지, 지급된 급여의 액수·연금지급결정일과 지급결정 취소 및 환수처분일 사이의 시간적 간격 수급자의 급여액 소비 여부 등에 비추어 이를 다시 원상회복하는 것이 수급자에게 가혹한지 여부, ② 잘못 지급된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 필요의 구체적 내용과 그 처분으로 말미암아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내용 및 정도와 같은 여러 사정을 두루 살펴, 

 

잘못 지급된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와 그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의 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한 후, 그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잘못 지급된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하여야 한다.

 

3. 이 사건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① 군인연금법은 제정되었을 당시부터 ‘재혼’을 유족연금수급권 상실사유로 규정하고 있었고(군인연금법 제29조 제1항 제2호), ② 군인연금법 시행령은 유족연금수급권자가 권리를 상실한 경우 30일 이내에 소명자료(재혼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연금수급권상실신고서를 국방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군인연금법 시행령 제37조 제2항). 

③ 또한 국방부장관이나 피고는 2008년부터 매년 유족연금수급자들에게 재혼 등 연금상실사유가 발생한 경우 이를 신고하여 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재혼할 경우 유족연금수급권을 상실한다는 점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으리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고는 2006. 3. 30. 재혼한 후 2016년 6월경까지 장기간에 걸쳐 재혼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월별 유족연금을 지급받았으며 2016년 4월경 가상의 인물인 ‘OOO’와 교제 중이라는 허위의 연금수급권 상실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위 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6. 6. 10.에 가서야 비로소 과거 미국에서 재혼한 사실에 관한 혼인증서를 제출하여 원고의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를 바로잡았다.

 

원고가 2006. 3. 30. 재혼하여 유족연금수급권을 상실하고도 부당하게 계속 지급받은 123개월분 유족연금액 중 2016. 7. 26. 이 사건 환수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군인연금법에서 정한 5년의 시효가 완성된 부분은 환수할 수 없고, 이 사건 환수처분은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아직 5년의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2011년 8월경부터 2016년 6월경까지 59개월분만을 대상으로 한다. 

 

만약 원고가 2011년 8월부터 2016년 6월경까지 부당하게 계속 지급받은 유족연금을 동순위 유족인 미성년 자녀를 위해 사용하였다면 이를 환수하는 것이 가혹할 수 있으나, D는 2009. 10. 22. 이미 18세에 도달하여 유족연금수급자격을 상실하였으므로, 설령 원고가 위 기간 동안 부당하게 지급받은 유족연금을 D의 교육비와 양육비로 모두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잘못 지급된 유족연금을 환수하고 하는 이 사건 환수처분의 공익상 필요를 부정할 수는 없다.

 

결국 원고가 재혼하여 유족연금 수급권 상실사유가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숨기고 장기간 유족연금을 지급받은 것에는 유족에게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으므로, 환수처분을 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가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훨신 중대하다고 보아야 한다.」 고 판시하며, 같은 취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결론]

 

 군인연금법상 유족연금 환수처분의 기산점은 외국인과 재혼한 경우 외국법에 의하여 혼인이 성립되면 혼인의 효력이 발생하고, 이 경우 우리나라의 가족관계등록에 관한 법률의 혼인신고는 혼인을 했다는 보고적 신고에 불과하므로, 외국법에 의하여 재혼이 성립한 때부터입니다.

 

 군인연금법상 유족연금 및 급여환수처분은 그 규정내용와 취지, 사회보장행정 영역에서 수익적행정처분이므로 그 취소 및 환수처분을 하고자 할 때는 환수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 필요의 구체적 내용과 그 처분으로 말미암아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내용 및 정도와 같은 사정을 비교 형량하여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환수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시하고 있는 바, 행정청도 환수처분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는 듯합니다.

 

[참고조문]

 

• 국제사법(시행 2022. 7. 5.] [법률 제18670호, 2022. 1. 4.전부개정]


제63조(혼인의 성립)
① 혼인의 성립요건은 각 당사자에 관하여 그 본국법에 따른다.
② 혼인의 방식은 혼인을 한 곳의 법 또는 당사자 중 한쪽의 본국법에 따른다. 다만, 대한민국에서 혼인을 하는 경우에 당사자 중 한쪽이 대한민국 국민인 때에는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



• 가족관계의 등록에 관한 법률


제34조(외국에서 하는 신고) 재외국민은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지역을 관할하는 대한민국재외공관(이하 "재외공관"이라 한다)의 장에게 신고하거나 신청을 할 수 있다.

제35조(외국의 방식에 따른 증서의 등본)
① 재외국민이 그 나라의 방식에 따라 신고사건에 관한 증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3개월 이내에 그 지역을 관할하는 재외공관의 장에게 그 증서의 등본을 제출하여야 한다.
② 대한민국의 국민이 있는 지역이 재외공관의 관할에 속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3개월 이내에 등록기준지의 시·읍·면의 장 또는 재외국민 가족관계등록사무소의 가족관계등록관에게 증서의 등본을 발송하여야 한다.



• 구 군인연금법(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용어의 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4. 유족이라 함은 군인 또는 군인이었던 자의 사망당시 그에 의하여 부양되고 있던(第31條의 規定에 의한 災害補償金의 支給에 있어서는 扶養의 與否에 불구한다)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 배우자(사실상 婚姻關係에 있던 者를 포함하며, 退職후 61歲 이후에 婚姻한 配偶者를 제외한다)

나. 자녀(退職후 61歲 이후에 出生 또는 入養한 子女를 제외하되, 退職후 60歲당시의 胎兒는 服務중 出生한 子女로 본다. 이하 같다)

다. 부모(退職日 이후에 入養된 경우의 父母를 제외한다)

라. 손자녀(退職후 61歲 이후에 出生 또는 入養한 孫子女를 제외하되, 退職후 60歲당시의 胎兒는 服務중 出生한 孫子女로 본다. 이하 같다)

마. 조부모(退職日 이후에 入養된 경우의 祖父母를 제외한다)


제12조(유족의 우선순위) 급여를 받을 유족의 순위는 재산상속의 순위에 의한다.


제15조(급여의 환수) 

① 국방부장관(第11條의 規定에 의하여 給與의 支給事務를 委託받은 國家報勳處長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급여를 받은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급여액을 환수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1호 및 제1호의2의 경우에는 급여액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자 및 환수비용을 가산하여 징수하고, 제2호 또는 제3호의 경우로서 환수금을 납부할 자가 기한내에 납부하지 아니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자를 가산하여야 한다. <개정 1994. 1. 5., 2000. 12. 30., 2006. 10. 4.>

1.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은 경우

1의2. 제42조의 신고사항에 대하여 신고 지연 또는 미신고로 급여를 과다 지급받은 경우

2. 급여를 받은 후 그 급여의 사유가 소급하여 소멸된 경우

3. 기타 급여가 잘못 지급된 경우


제26조(유족연금) 

① 군인 또는 군인이었던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한다.

3.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복무중에 사망한 때 


제29조(유족연금의 수급권상실) 

①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권리를 상실한다. <개정 1995. 12. 29.>

2. 재혼한 때(事實上婚姻關係에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52조(시효) 

① 이 법에 따른 급여를 받을 권리는 그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② ~ ④ 생략

⑤ 이 법에 따른 기여금과 환수금, 그 밖의 징수금을 징수하거나 환수할 국방부장관의 권리는 징수 및 환수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⑥ 이 법에 따른 기여금과 환수금, 그 밖의 징수금의 납입 고지 및 독촉과 급여의 지급 청구 또는 과납금 등의 반환 청구는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을 가진다.

⑦ 제6항에 따라 중단된 소멸시효는 납입의 고지 또는 독촉에 따른 납입기간이 지난 때부터 새로 진행한다.


• 군인연금법 시행령 


제57조(퇴역연금수급권 및 유족연금수급권 상실신고 등)
② 최종순위의 유족연금수급자가 법 제29조제1항에 따라 권리를 상실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해당하는 자가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연금수급권상실신고서에 제56조제1항 각 호의 서류중 해당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개정 2007. 12. 28.>
1. 유족연금수급자가 사망한 때에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85조에 따른 사망신고의무자
2. 재혼 기타 친족관계의 종료로 인한 때에는 본인
3. 자녀 또는 손자녀가 18세에 도달한 때에는 그 법정대리인



[참고판례]

•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8두55418 군인연금기지급금 환수처분 취소 청구 판결